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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4일부터 3월27일까지 대구의 삼덕상회와 장거살롱의 옥상에서 방인나 플라플락(프로젝트명)의 <아, 옥상> 프로젝트가 열린다. 노아영, 박은희, 이기선, 임은경, 황성원 5인은 전시 <아, 옥상>을 위해 프로젝트를 결성하고 방인나 플라플락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이들의 첫 번째 프로젝트 <아, 옥상>은 옥상이 가지는 공간사회학적 측면을 각자의 이목으로 풀어나가는 작업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들의 공동작업이다. 방인나 플라플락은 대구의 자전거 공방 장거살롱의 옥상에서 공동작업을 이어나간다. 이들은 시위를 심각한 사회정치적 현상으로 보기보다 예술가의 시선으로 보는 공공의 장, 소란의 장, 투쟁의 장으로 접근한다. 각자가 수집한 갖가지 시위 도구는 단순한 시위도구를 넘어 하나의 완결된 오브제로 작용한다. 굴곡진 옥상의 단면, 떨어져 나간 시멘트, 헤지고 녹슨 철망 등은 여러 해 겹겹이 쌓인 시간의 무게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우리 사회가 가진 어둡고 굴곡진 부분들을 들춰내기에 분명하며 은폐된 시공간을 탈바꿈시키기도 한다. 시위에 사용되는 돌멩이, 연탄, 호각, 막대기 등은 위협적인 장치를 넘어 유머러스한 소품으로 활용된다. “시위를 표현하되 시위를 재현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 이들의 이상야릇한 주장이다. 하지만 방인나 플라플락의 중심에는 사회적 파산과 통제, 청춘의 애환과 고민이 깃들어 있다. 이들은 지속적인 프로젝트를 통하여 미술이면서 미술이 아닌 것, 사실이면서 아닌 사실이 아닌 것들의 요상한 경계를 오가려 한다. 이러한 행위의 중심에는 나와 나의 가족, 나의 동료와 나의 이웃의 이야기가 있다. 투쟁의 장으로 몰아가지 않으면서도 투쟁과 절망이 엿보이는 이들의 작업은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는 문장의 정서를 잘 살린다. 꼬집고 비트는 가학적 정서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비판적일 수 있다는 일념 아래 웃음 뒤에 숨은 저항의 정서를 슬그머니 꺼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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