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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아르코 청년예술가지원사업 선정 

< 그 밤에 너는 뭐 했니?>

을 갤러리

2020.12.17 ~ 2021.1.5

참여작가 : 심윤, 이경희, 이소진,육종석,임은경

기획 : 이소진​

협력/두 번째 공간, 후원/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을갤러리

 

비자발적 고립 속에서 스스로를 다독이는 행위, 다시 설정된 생활의 영역, 위험 속에서 드러나는 감각의 자극들을 순환시키기 위해 조금 부끄럽지만 드러낼 수 있는 것, 이들의 과정과 결과가 담겨있는 시각 언어들은 더욱이 현실을 반영하고 각자가 보고 있는 세상과 닿아 있었다.

(전시 서문 중 발췌) ■ 이소진

제한적 상황에 따른 예술가의 동력에 대한 소고 ● 불안한 시기, 개인에게 제약이 걸린 시대. 무엇보다 답답한 것은 그 불안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TV에서는 재난상황에 항상 뉴스에 귀 기울이라 말하고, 휴대전화에서는 도무지 체감되지 않지만 공포를 유발시키기에 충분한 늘어나는 숫자의 알림이 지속적으로 울려 퍼진다. 특히나 버스나 지하철 등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는 그 알림소리가 동시다발적으로 울려 퍼져 그 공포감이 한층 더 강조된다. 모두가 분석하고, 어려운 말을 뱉어내며 상황을 타계하려 애를 쓰지만 남은 것은 불신과 거리감뿐이다.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사람들이 점점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다. 그리고 시간이 지났다. 그 공포는 일상이 되어 늘어나는 숫자의 알림은 눈 여겨 보는 사람이 거의 없고, 양극단의 대치가 일상이 되어버린 TV뉴스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피로한 것이다. 아마도 만성적인 피로일 것이다. 그 복잡한 물음들 속에서 무언가 알기 쉬운 답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절실함은 자연스럽게 선호도로 흘러간다. 긴 글보다는 짧은 글을 선호하며, TV속 교양프로그램 보다는 예능을 선호한다. 인터넷에서는 5분 안팎의 짧은 영상을 선호하며, 자막을 읽어야 하는 외국영화보다 완성도와는 별개로 단순한 스토리를 고수하는 한국영화를 선호하고, 알아들을 수 없는 노래보다 귀에 쉽게 들어오고 편한 가사의 트로트를 선호하게 됐다. 우리는 결국 힐링을 원하는 것이다. 나에게 힐링이 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 필요한건 소크라테스의 질문보다 희화화되고 친근한 이웃집의 소크라-테스를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 아니 한편으론 새로운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는 묘한 기분이 든다. 왜 그런 걸까. 그 불안감은 보통 이렇게 귀결된다. "우리 이대로 괜찮은 걸까?" 그렇다면 다시 질문이 시작될 때가 된 것이다.

 

그 밤에 너는 뭐 했니?展_을갤러리_2020

 

『그 밤에 너는 뭐 했니?』이번 전시는 이 질문부터 시작한다. 밤은 낮보다 그 사회적인 관계에서 해방된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개인적이고 감정적일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낮의 질문과 밤의 질문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눈에 뚜렷이 보이는 낮의 질문이 이성에 호소한다면 밤의 질문은 결국 감성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질문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 처지의 자신에게 하는 자문형식의 질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자문이 이번전시의 참여 작가 개개인에게는 어떤 대답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 우선 그 다섯의 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보자

평소 상징적 이미지의 균형 감각이 뛰어난 작가인 임은경은 작업 「나와」, 「너의」를 통해 보다 개인의 취미활동에 집중한다. 여기서 중요한건 그 관계성이 아닌 온전한 개인 즉, 혼자인 것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그 이미지가 매우 중요한데 다양한 혼자로서의 매뉴얼과 점토를 활용한 공작활동을 통하여 철저히 혼자가 된 개인이 어떻게 다른 개인들과 차이점이 있는지 고민하는 듯하다. 그만큼 작가 개인에게 있어서는 재미있는 경험을 공유하는 나름의 방법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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